1·2인 가구 증가로 인해 고속성장을 이어온 국내 편의점 시장 규모가 20조원을 돌파했다. 유통채널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하며 2012년 이후 5년 연속 29조원대에 머물고 있는 유통업계 전통강자인 백화점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편의점 점포 수는 지난해 처음으로 3만개를 넘어섰다.

4일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편의점 시장 규모(매출)는 20조4000억원으로 전년(17조2000억원)보다 18.6%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편의점 시장 규모가 20조원을 돌파한 것은 1989년 5월 세븐일레븐이 송파구 방이동에 국내 1호점을 선보인 지 27년 만이다.

편의점 시장 규모는 2011년 10조원을 넘어선 뒤 5년 만에 다시 20조원을 돌파하면서 빠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14년 7.8%에 그쳤던 편의점 시장 성장률은 2015년 24.3%로 크게 뛰었으며 지난해에도 18.6%에 달했다. 유통채널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한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편의점 수도 3만2611개를 기록하며 2015년(2만8994개)보다 12.5% 늘었다.

편의점의 매출을 견인한 일등공신은 원두커피와 도시락이다. 1·2인 가구 증가와 함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소비 트렌드가 확대되면서 편의점에서 커피와 식사를 해결하는 이들이 늘었다. CU가 지난해 매출 성장률이 가장 높은 상품 카테고리를 분석한 결과 도시락(168.3%), 즉석원두커피(81.2%), 즉석식품(97%)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GS25에서는 카페25(242.7%), 도시락(176.9%), 가정간편식(119.1%)등이 가장 높은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세븐일레븐에서는 세븐카페(400%), 건강기능식(376.8%) 순이었다. 편의점 3곳 모두 1인 가구를 겨냥한 ‘먹을거리’가 크게 선전한 모습이다.

편의점 업체들이 고급 식재료를 사용한 도시락은 물론 금융·택배 서비스 등으로 진화시킨 점도 시장 확대에 기여했다. 지난해부터 CU는 전국 각 지역 영농조합법인 등과 협업해 CU의 미반류 전 상품에 신동진미(米)를 사용하는 등 간편식 품질 업그레이드에 힘쓰고 있다. GS25와 세븐일레븐도 택배, 24시간 세탁 서비스 등을 도입했다.

편의점의 성장은 5년 연속 시장 규모 29조원대에 머물고 있는 백화점과 대조된다. 지난해 국내 백화점 매출액은 전년보다 2.4% 늘어난 29조9000억원에 그쳤다. 2012년 이후 5년 연속 29조원대에 머물며 30조원의 벽을 넘지 못했다.

백화점 매출은 2015년 29조2000억원, 2014년 29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정유경 총괄사장이 지휘봉을 잡은 신세계백화점이 공격적 점포 확장에 나서면서 백화점 업계의 매출 30조원 돌파가 유력할 것으로 보였으나 막판 최순실 게이트에 발목이 잡혔다. 주말 촛불집회 등으로 소비심리가 급랭하면서 백화점 성수기인 11~12월 매출이 부진했던 것이다. 업계 1위인 롯데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11월과 12월 매출이 각각 0.5%, 0.6% 역신장했고, 현대백화점도 11월 -1.5%, 12월 -0.7%의 부진한 매출 실적을 기록했다.